mundane
[후기] 11/8 TOEFL 치고 온 후기 본문
거의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한 토플 후기.
이미 한 번 토플을 봤던 경험도 있고 토플이 어떤 방식의 시험인지 대략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더 무신경하게(?) 준비를 했다.
그래도 시험을 보기 전 시험 방식과 유형에 대해 찾아보고, 모범 답안을 참고했던 것이 나름 도움이 됐다.
시험을 보기 전 알고가면 좋을 것들이나 개인적인 느낌을 적어보겠다.
시험장
1. 10시에 시험이 시작하기 때문에 9시 30분 경 도착했다. 무슨 종이에 서명을 한 뒤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가져온 책을 봐도 된다고 안내를 받았지만, 앉자마자 입실이 진행되는 바람에 무겁게 가져간 책은 꺼내지도 못했다. 시험날에 몸은 가볍게 가자.
2. 음식물 또한 대기실에 미리 꺼내놓은 것만 먹을 수 있고, 내가 기억하기로는 시험이 완전히 종료되기 전까지는 중간 쉬는시간에도 층을 벗어날 수 없다. 간식은 미리 사가자. 참고로 정수기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니 물도 싸가자. 좀 목말랐다.
3. 난 괜히 민망해서 남들이 speaking 섹션을 시작한 뒤에 speaking을 보고 싶었다. 시험장에 먼저 도착한 순서대로 입실하고 시험을 진행하기 때문에 적당히 늦게(?) 가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시험 시작은 정해진 순서대로 시작하지만 RC, LC를 빨리 끝내면 Speaking, Writing도 빨리 시작하기 때문에 원하는 타이밍에 첫번째 파트를 끝내는 것도 요령이다.
RC
1. 약 70분 동안 4개의 passage를 읽고 각 passage 당 10개의 문제를 풀었다 (총 40개).
2. 상단에 1/40 이런 식이었나? 총 몇 문제 중 몇 번째 문제를 풀고 있는지 나온다. 뒤늦게 발견하긴 했지만 알고나니 심리적으로 조금 도움이 됐다.
3. 처음 passage가 제시될 때 문제 없이 지문만 제공된다. 처음에는 스크롤을 끝까지 내려야 문제로 넘어갈 수 있으니 얼른 스크롤한 뒤 continue를 눌러 문제와 함께 지문을 읽자. 문제를 푸는 동안에는 해당 지문의 전문이 계속 제공된다.
4. 첫 토플 때도 느낀 거지만 전체적인 난이도는 해커스 검은 책, Actual Test 실전편? 보다 쉽다. 주제에 따라 지문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문제가 상당히 직관적인 편. 이번 시험에서 내가 느낀 함정을 굳이 꼽자면 동작의 주체를 바꾸는 것. 실제로는 red dwarf가 radiation을 뿜는 것인데 planets orbiting red dwarf 가 radiation을 뿜는다고 이야기하는 식. 요즘 수능 영어가 어떤지 모르겠지만, 단어 수준은 수능영어와 유사하고, 문장구조는 수능영어와 유사하거나 좀 더 쉽고, 문제의 난이도는 수능영어보다 훨씬 쉽다. (주관적인 느낌...)
첫 토플 시험 때 "RC, LC가 생각보다 쉬운데?!" 라는 인상을 받았었는데 기억보다는 조금 어려웠다. 그치만 충분히 쉬운(;;;) 난이도라는거!
이건 다 Hackers Actual Test가 너무 어려운 탓이다.
5. 너무 예전 이야기이지만... 수능영어가 항상 1등급이었고 시간이 20-30분씩 남았던 나를 기준으로 얘기하자면 RC를 한 번 다 풀고 나니 20분 정도 시간이 남았다. 아리까리하거나 다시 볼만한 문제들을 메모했었기 때문에 남은 시간 동안 이 문제들을 검토했다.
6. 한 문제는 고치는 와중에 타임아웃이 되어버렸다. 근데 시험이 완전 종료한 뒤 예상 점수가 30점이 나온 걸 보면 (낮은 확률로) 내가 맞았거나 더미였지 않나 싶다. 사실 더미라는 제도에 대해 잘 모르지만ㅎㅎ 지문 4개가 나올 경우 1개는 더미 지문으로 점수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LC
1. 5개 6개? 정도 listening이 주어졌다. 생~각한 것보다는 listening 속도가 조금 빨랐지만 크게 어려울 정도는 아니었다.
2.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적으려고 하다보니 글씨가 너무 날아다녀서 정작 문제를 풀 때 크게 참고하지는 못했다. 문제에서 아주 세세한 디테일을 묻지 않으니 중요한 keyword와 structure 에 대해 생각하며 적는 것도 좋아보인다. 굉장히 집중하며 듣기 때문에 생각보다 디테일한 부분들도 잘 기억에 남는다. 토픽/문장의 주어, 주요 동사, 예제, lecture의 흐름을 잘 파악해보자.
3. 두 사람의 대화를 note taking 할 때, 종이 상단에 두 사람의 관계를 적고 (student - advisor) 각 인물 밑에 그 사람이 한 말을 적어내려갔다. 이렇게 하니 대화의 순서도 알기 쉽고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4. LC는 RC와 달리 문제를 한 번 풀면 다시 수정할 수 없다. 잘 마킹하도록.
5. 섹션 통째로 시간을 주는 RC와 달리 LC는 lecture/conversation 별로 시간을 줬다. 이 대화에 대해서 총 몇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가 상단에 적혀있었는지 모르겠다. 난 아무 정보 없이 문제를 풀었기 때문에 문제 당 시간을 얼마나 쓸 수 있는지 몰라 조금 불안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시간이 여유롭게 주어졌고 문제의 난이도가 크게 어렵지 않았다. 아, 4번과 연관지어 말하자면 문제를 다시 되돌아올 수 없기 때문에 '아 이따 다시 돌아와서 풀지 뭐' 가 안되는 게 최대 난점이다.
Speaking
1. 2019년 뉴토플 이후로 문제 수가 4개로 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만큼 문제 하나하나에 잘 대답해야 한다는 의미 같은데 이게 패인이 될지 어떨지 모르겠다.
2. 준비 시간이 몇 초이고, 말하는 시간이 몇 초인지 대략적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더 정확히 알아볼걸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그리고 시간에 맞추어 말해볼걸 하는 생각도...ㅎ 하지만 이미 경험으로 너무 구구절절히 말해도 시간이 부족하고, 너무 잘라먹으면 시간이 넘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대~충 맞춰 말했다.
3. 생각보다 너무 떨렸닿 목소리가 막 shaking shaking... ㅋㅋㅋㅋ 그치만 3번부터는 좀 여유가 생겼다. 오히려 말 할 시간이 느니까 여유로운 느낌? 그리고 3, 4번이 내 의견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요약하는 문제였던 것 같은데, listening을 들으면서 어떻게 말할지 정리가 어느 정도 되니까 준비시간 30초가 굉장히 여유로웠다. (내가 말을 잘 했는지는 별개ㅎ)
4. 1,2번은 시간에 대한 압박이 역시나 강했다. 1번은 심지어 paraphrase도 잘 못하고 같은 표현만 반복한데다 supporting detail도 부족했던 것 같아서 조금 걱정된다. 나머지가 잘 커버해주길...!
5. 저번 시험에선 말을 제대로 마무리 못하거나 너무 일찍 끝내버린 적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것은 아마도 적절한 발음과 intonation 덕분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번에도 어쨌든 적당히 논리적인 답변, 적절한 발음과 억양 등으로 답했기 때문에 점수는 비슷하지 않을까? 한가지 걱정되는 점은 gonna, wanna 등 너무 informal한 표현을 썼다는 것인데 이것이 점수에 어떻게 영향을 줄 지 모르겠다. 분명 시험 전에는 안 쓰려고 했는데 습관적으로 튀어나왔다ㅠㅠ
Writing
1. GRE를 준비하다가 전날 처음 TOEFL writing 준비했는데, 이렇게 쉬울 수가! GRE를 준비하면서 짧은 시간에 글을 빨리 써내는 능력이 조금 늘었구나 싶었다. (할렐루야!)
2. 확실히 책의 template을 참고하니 어느 수준으로 글쓰기를 하면 될지 도움이 됐다. 템플릿을 참고하지 않았다면 토플에서 요구하는 수준보다 더 어려운 글을 쓰느라 골머리를 앓았겠다 싶다.
3. Integrated Writing은 한 주제에 대한 reading, listening을 한 뒤 요약하는 문제인데, 내 의견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GRE의 Argue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이제 요약, 전달하는 글쓰기는 어느 정도 힘이 붙은 것 같다.
4. Argue의 Instruction은 lecturer의 의견을 요약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내가 갖고 있는 해커스 책의 템플릿이 잘 들어맞았던 것 같다. 인터넷에서 발견한 템플릿은 reading passage를 소개하고 lecturer의 의견을 요약하는 것이어서 해커스와 인터넷 둘 중 어느 것을 써야할지 고민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해커스 책의 template을 사용했다.
5. 시험장에서 통합형 작성 중에 문득, 학교 영글에서 annotated bibliography 작성을 하면서 배운 signal verb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이 single verb를 문장마다 넣으려고 했는데 이게 점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으면 좋겠다.
6. 해커스 책 템플릿 중 의아했던 것은 GRE와 달리 두 개의 바디만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근데 이번에 독립형을 작성하다 보니 글자수가 모자랐다. 안내에서 400자 정도 입력하라는데, 두 개의 바디로는 글자수가 겨우 채워질 것 같고 내가 보기에도 에세이의 힘이 조금 약한 것 같았다. 그래서 급하게 문단 하나를 추가했고 기억은 안 나지만 최소 500자는 넘었지 않았을까 싶다.
7. GRE에 비해 쉬운 주제, 적은 단어수로 인해 걱정과 달리 시간은 꽤 여유로웠다. 남은 시간에 검토를 하니 생각보다 문법과 철자 오류가 많았다. GRE 때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꼭!꼭! 검토를 해야겠다고 느꼈다. 아마 지난 토플 때 유독 라이팅만 점수가 낮았던 요인은 아마 검토를 거의 못해서 생긴 여러 자잘한 오류들 때문이었던 것 같다.
8. 전체적으로 라이팅이 지난번보다 훨씬 안정적이었어서 뿌듯하다. 비록 열심히 대비한 건 없지만....(?)
난 시험 방식을 잘 알지 못하는 상태로 시험을 쳤기 때문에 대부분의 안내사항을 꼼꼼히 읽느라 시간을 좀 쓴 편이고, 모든 섹션에서 주어진 시간을 완전히 썼다. 그렇게 해서 시험이 종료한 시각은 1:30 정도로, 약 3시간 30분 정도 시험을 봤다.
시험이 끝나니 예상 RC, LC 점수를 알려주더라. 예상 점수는 30, 29. RC를 틀리고 LC를 다 맞을 줄 알았는데 기대와 다른 점수가 나왔다. 저번에는 반대로 RC를 다 맞고 LC를 틀릴 줄 알았지만 점수가 29, 30이었는데...
그리고 전날부터 급하게 Speaking, Writing을 준비하면서 느낀 중요한 점은, brainstorming도 하면 느는구나...! 물론 토플 주제가 상대적으로 쉬워서일 수 있지만, 분명 여러 토픽을 다룰 수록 요령이 생기는 걸 느꼈다. GRE도 포기하지 말고 남은 기간동안 브레인스토밍에 열을 올리면 분명 빛을 발할거다.
아무튼 무언가에 이렇게 열중했는데도 아직 대낮이라는 점이 너무 뿌듯하다!
GRE 잘 보는 일만 남았네.
'대학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후기] GRE (0) | 2020.11.14 |
---|---|
1. 미국 유학을 결심하다. (1) | 2020.09.20 |